단풍을 볼 수 없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 episode1, 15 x 35cm, c-print, 2008
나를 둘러싼 알 수 없는 떨림에 관한
이다슬
빽빽하게들어선고층건물들사이로보이는청년의모습은마치무언가에홀린것같았다무엇이그를그렇게만들고있을까아스라한옛날의기억은깊은흔적을남기고이제그흔적이다시일어나기시작한것같다눈에보이는무언가를따라자신도알수없는막연한기대를하며수많은차들이오고가는길을정신없이걸어가고있었다그런그를처음멈추게한것은대로한복판에서있는한장군의동상이었다청년은조용히서서한참동안을바라봤다온몸이뜨거워지며혼란스러움과당혹스러움이꽤오랜시간동안청년의발걸음을잡아두고있었다광화문이가까워지고있었다청년은가까워지면가까워질수록요동치는마음을힘겹게억누르며다가가고있었다나또한조금씩아주조금씩떨려온다얼마지나지않아청년의눈앞에펼쳐진광화문과그뒤로보이는경복궁의모습은그에게는도무지믿을수없는풍경인듯한동안말없이바라보고만있었다이곳까지그를따라오며청년을둘러쌌던높은빌딩들의거대함을바라보는눈빛이아니었다궁은아직살아서꿈틀대며청년의시선을붙잡아둘러싸고있었지만아직따뜻한기운은남아있었다곧갸날프지만위엄있는목소리가조용히나에게말을걸어왔다.
몸보다 먼저 떨리기 시작한다. 땅의 울림을 이 녀석은 조용히 참고 달려 나간다. 뒤로 가는 방법은 모른다. 애초에 뒤로 가게끔 만들어지지 않았다. 가끔 앞쪽에서 샤아각샤아각 거리는 낮은 비명소리가 들리지만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귓가를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가려져있던 그 옛날이야기들을 낮은 떨림을 통해 내게 다시 보여주고 있었다. 고요하게 응시하면 나를 둘러싼 알 수 없는 떨림은 점점 더 마음을 죄어 온다. 하늘에 구름은 없다. 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풍경들은 얇은 종잇장처럼 서로 붙어있다. 어디가 왼쪽이고 어디가 오른쪽이며 어디가 밝고 어디가 어두운지 순식간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순간, 미끄러운 방파제에서 떨어져 시커먼 바다 속에 잠겨 긴 시간동안 혼자 흐릿하게 보이는 물속의 어둠과 외로이 싸워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낯선 기억이 떠오른다. 흐릿하다. 이런 흐릿함 속에서 나는 반드시 눈을 떠야 한다.
2000년 겨울.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들은 이상에게 너무나 소중했다. 서울에 올라와 두 번이나 겨울을 경험했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욱 그랬다. 한강이 얼어 쌓인 눈으로 하얗게 변하고 도로는 무릎까지 내린 눈으로 다니기가 힘들었다. 그에게 눈은 15년 전 가족들과 2층 전셋집에 살 때, 시멘트로 만들어진 앞마당에서 동생들과 눈 놀이를 했던 기분 좋은 기억의 존재이다. 그 이후로 이상은 눈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오래된 칼라사진 속 이상의 얼굴은 너무나 즐거운 어린 아이의 표정이었다. 터억턱,, 터억턱, 터억턱,, 전철이 앞으로 나갈 때 마다 울리는 이 소리는 나에게는 참으로 정겹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물이 얼어서 이렇게 내 눈앞에 보인다는 것과 다리로 기차가 다닌다는 것 자체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얀 눈이 내린다. 몇 일째 계속 눈이 내리면서 서울 하늘은 너무나 하얗게 변해버려 오히려 회색빛깔로 물들어 버렸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늘과 땅이 사라졌다.
갑자기 ‘툭’하고 뭔가가 떨어졌다.
오늘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참 좋았다.
또 방도 크고 목욕탕도 참 좋았다.
침대는 나무가 다 벗겨졌다.
그래서 내 방에 침대를 놓았다.
나는 옛날 우리 집이 참 그립다.
나는 자꾸자꾸 옛날 우리 집이 생각난다.
-1990년 1월 25일-
호흡을 가다듬고 고개를 살며시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이다. 장갑을 고쳐 끼고 핸들위에 살며시 손을 올려놓는다. 땅을 울리는 타이어 소리는 언제 들어도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우우웅우우웅우우웅⋯ 달리면 달릴수록 이 녀석도 나와 함께 숨소리를 같이 하며 앞만 바라보며 달려나간다. 이상은 안장에 앉기 전에 항상 나를 다듬어 준다. 툭툭 나의 몸을 치며 이제 달릴 시간이 되었다고 조용히 말을 한다. 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빠지지 않게 고정하고 손을 살짝 올려놓으면 바로 출발한다. 오늘은 전혀 와본 적이 없는 길이다. 가파른 언덕길이 계속된다. 이렇게 높은 길은 전에도 와봤지만 오늘처럼 끝이 없는 이런 길은 처음이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그의 숨소리를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저 멀리 작은 산이 보인다. 그리고 곧 그는 나를 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핸들을 잡는다.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아스팔트의 딱딱하고 부드러운 길이 아니다. 땅에는 온갖 풀과 자갈과 나무뿌리가 펼쳐져있었다. 이런 길은 처음이다. 몸이 떨려오고 조금씩 두려워지는 순간 그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인덕원역까지 가야했다. 아직 6호선 안암역은 개통이 되지 않아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신설동역까지 가서 1호선을 타고 다시 4호선으로 갈아탔다. 이제 서울에 올라온 지 2년이 지났지만 지하로 이동하는 것이 아직까지 낯설고 서툴다. 어쩌다가 의자에 앉게 되면 마주보고 사람을 대하기가 이렇게 부담스러울 수 없다. 인덕원에 도착하면 다시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도무지 이렇게 학교를 가야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가도로가 하늘을 가로막고 학교 앞은 황량한 벌판이다.
The long and winding road
that leads to your door
will never disappear
I've seen that read before
It always leads me here
Leads me to your door
The wild and windy night
that the rain washed away
has left a pool of tears
crying for the day
Why leave me standing here
Let me know the way
Many times I've been alone
And many times I've cried
Anyway you'll never know
the many ways I've tried
But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and winding road
You left me standing here
a long, long time ago
Don't leave me waiting here
Leads me to your door
But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and winding road
You left me standing here
a long, long time ago
Don't keep me waiting here
Leads me to your door
멀리서 별 하나가 사라지면. 당신이 다시 저를 찾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별이 가득한 하늘에는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가 있고 누이가 있고 먼저 하늘로 올라가신 당신이 있습니다. 고개를 숙여 바람에 스치는 풀잎들과 귓가에 맴도는 귀뚜라미 소리는 그 예전 당신과 함께한 오래되지 않은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오래된 음악과 새로운 공간은 서툴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어쩌면 당신께서 절 처음 만났을 때 건네주었던 미소 하나가 지금까지 저를 아름답게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되는 지혜와 용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상은 225호 의자에 앉아 밝아오는 새벽에 아직 남아있는 작은 별들을 보며 당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당신이 떠나가기 전.. 그래도 이상에게는 마지막 선물을 안겨주었나 봅니다.
“괜찮아. 우린 언제나 같이 했잖아.”
매섭게 불어오는 한 겨울의 바람소리 사이로 보이는 물빛들을...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내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풀잎들이 작은 바람에 흔들리듯 이곳에 서 있으면 나의 마음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위해 이곳을 여러 번 찾아와도 알 수가 없다. 그 누구에게서도 확실한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찾아 나서는 길 밖에 없다. 나 또한 알고 있다. 내가 찾아야하는 것이기에 이렇게 찾아왔다. 요즘 들어 어쩌면 궁(宮)과 같이 오래된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곳이 친숙하고 따뜻한 이유가 전생에 나와 어떤 관련이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것인데, 갈수록 환영처럼 아른거리는 그 무엇인가가 나를 알게 모르게 따라다니는 것 같다. 답답한 마음이 들지만 기분 나쁜 감정은 아니다. 구름이 밀려오면 해가 가려져 그림자가 사라지듯이 천천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주 오래전에 경주에 수학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중학생 어린 나이에 대부분의 친구들은 모두가 제주도를 떠나 육지-제주도에서는 제주를 벗어나면 육지라 부른다. 서울까지도-에 왔다는 기분 자체만으로도 황홀한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정신이 없었다. 맘 속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조그마한 울림은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무엇인가가 나를 계속 붙잡고 있다. 분명 떨림이 있다. 그 떨림은 마치 대금을 대할 때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청공의 미세한 떨림과 같은 존재이다. 불면 불수록 그 떨림은 깊어져만 간다. 아주 오래 전부터 몸이 기억하고 있는 그 떨림을 나는 지금 찾아가고 있다.
⋯ 엉뚱한 사물로 보이게 되지만 수직선 위에(벽에) 한 시점에 설치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보이게 된다. 나는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temp-6tint+11exposure+0.33recovery18filllight0blacks1116brightness+2
-9contrast+5vibrance+1+4saturation-6-4highlight+1-6light-4-6darks-6shadows-4
1988년 겨울, 청년은 광화문을 통해 조용히 안으로 걸어 나아갔다. 그 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의 온기를 느끼며 차분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드넓은 하늘아래 자리한 경복궁의 모습은 그동안 청년이 텔레비전에서만 봐왔던 그곳이 아닌 듯 했다. 그곳은 아주 약하게 숨을 쉬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원래의 근엄함은 잃지 않고 있었다. 오랜만에 아주 편안하다. 이토록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청년이 이곳에 들어서자 그동안 나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나의 기억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청년이 한참을 서 있다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청년이 바라봤던 자리에는 오밀조밀 치밀하게 모여 있는 높은 건물들이 있었다. 건물들은 지금 청년을 안고 있는 경복궁의 기와집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이곳은 도시를 감싸고 있다. 청년은 분명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는 듯 했다. 청년은 안에 있지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었으며 밖은 곧 없었다. 청년은 다시 멈추어 섰다. 그의 주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구경거리가 되지 못했을 이곳이 이제는 좋은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다. 청년을 제외한 아주 많은 시선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이곳의 모든 것이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이곳의 하늘까지 그들의 눈에는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청년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청년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다시 깊게 내쉰다. 숨을 쉴 때 마다 어렴풋이 알 수 없는 기억들이 나를 예전으로 되돌려 놓고 있었다. 이곳을 만들었을, 그리고 이곳에 있었을 사람들...
그때서야 청년이 조용한 발걸음으로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다. 무엇이 이토록 청년을 이곳으로 이끌었는지 왜 지금 내가 청년을 따라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없는 기억들이 아른거린다. 청년이 하늘을 바라본다. 이 하늘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항상 이렇게 있었다. 그리고 높이 솟아있는 건물들을 본다. 이들은 생겨난 지 얼마 안 되었다. 이제 비로소 그는 궁을 응시한다. 이곳은 잿빛 하늘보다 오래되지 않았지만 병풍처럼 서 있는 빌딩들보다는 오래됐다. 기억이 점점 되살아난다. 순간 이 세 개의 시간들이 아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하늘 아래 치열하게 서 있는 높은 빌딩 숲은 마치 스스로가 이곳을 둘러싸고 나를 비롯한 이곳을 꼼짝 못하게 가둬 놓고 있는 듯 보이지만 숨 죽여 주변을 돌아보니 청년 앞에서 그들의 행세는 너무나 초라했다. 청년이 서 있는 이곳, 궁이 오히려 저 삭막한 건물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청년이 그랬듯 그들을 바라본다.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저 빌딩들을 향해 작지만 작지 않은 문이 서 있다. 오래전에도 얌전한 걸음으로 움직여야만 했던 이곳에는 아직까지도 뛰어다니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 조용하던 이곳에 사람들이 무리지어 들어오기 시작한다. 피켓을 들고 깃발을 들며 질서정연하게 이곳저곳을 살핀다. 궁을 돌아본다. 사람들은 점점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점점 안으로 들어갈수록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곳임에도 안으로,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청년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아 주 오 랜 만 에 포 근 하 다 나 를 바 라 보 는 여 러 시 선 들 이 느 껴 지 나 나 에 게 는 저 기 저 렇 게 우 두 커 니 한 참 동 안 서 있 는 청 년 이 왠 지 모 르 게 자 꾸 마 음 이 간 다 다 행 이 다 그 는 늦 지 않 게 이 곳 에 와 주 었 다
깨끗한 달빛이 환하게 비추니 비록 구름이 그 빛을 가려도 삽시간에 불과하다.
이상은 내가 무언가를 물었을 때 거의 대부분 “후...”라는 감탄사를 내뱉고 미소 한 모금 띠우며 말을 시작한다.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와 담배는 친구와 항상 붙어 다니는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조그만 커피 잔에 들어가지도 않는 검지 손을 힘겹게 밀어 넣고 커피 한 모금 입에 담는 그의 모습은 꽤나 진지하기만 하다. 모든 것에 궁금한 점이 많은 이 친구는 1998년에 처음 서울로 올라왔다. 그의 말로는 중 ∙ 고등학교 시절, 주말만 되면 바닷가에 가서 낚시하고 부모님 일 도와드리며 과수원에서 일과를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 자란 제주도 친구가 서울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갔던 곳은 경복궁과 덕수궁이라고 했다. 왜 그토록 그곳에 가고자 하는지 언젠가 물어봤었지만 친구가 하는 대답은 한결같이 “모른다.”였다. 하지만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 했다. 알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이제 거의 다 찾은 것 같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본다면... 어쩌면...
숨이 막혀온다. 도무지 어떻게 이 언덕을 올라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10분 넘게 페달을 밟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핸들을 잡을 힘조차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그렇게 5분 정도를 더 올라갔을 때 언덕이 좀 수그러지는가 싶더니 이내 바로 내리막길이다. 갑자기 모든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오직 앞만 보이더니 내려올 때가 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나쁘지 않다. 바람소리가 귀를 때리면서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다가 잠깐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니 그렇게 불어대던 바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대신 들려오는 것은 자전거가 굴러가는 소리와 타이어가 지면서 닿으면서 내는 소리뿐이다. 40km/h가 넘는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타이어 소리가 잠잠해진다. 자전거가 땅의 움직임을 그대로 알려준다. 내 몸이 그대로 반응한다. 다시 타이어 소리가 조금씩 들려온다. 멈추어 섰다.
자꾸 쳐다보게 된다.
만년필을 잘못 만지면 손바닥에 잉크가 묻지요. 그 잉크라는 녀석이 참으로 진해서 조금 묻더라도 잘 지워지지 않아요. 그 잉크의 흔적은 꽤나 오래갑니다. 그래서 자꾸 쳐다보게 되고 지우려 만지작거려도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상이다. 바람이 불면 종잡을 수 없이 휘날리는 갈색 생머리에 키가 187cm정도로 커서 남의 눈에 잘 띠며, 피부색은 옅은 붉은색으로로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와 비슷하여 동료나 친구들은 장군님이라 부른다. 물론 거칠고 직설적인 그의 성격도 그런 별명이 나오는데 한 몫을 했으리라 본다. 한없이 강해보이는 사람이지만 실은 지나치게 감성적이여서 모든 것에 자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여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청년이다. 제주도 사람이나 표준말을 유창히 하여 사람들은 그가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다른 이에게는 많은 정을 주지만 그만큼 상처를 많이 받을 때도 많다.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이 엄격하여 요즘의 젊은이들과 비교하자면 매우 까다로운 성격을 지녔다. 사람들은 그가 해병대에 다녀와서 그렇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를 부인하는 편이다. 한 때 건축을 공부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1998년은 그의 나이 19살 되는 해였다.
주저리주저리 울어대는 고양이들.
답장 안 오는 그년.
좋다고 히죽이죽 대는 놈들.
검은 스타킹에 짧은 청치마 입은 몸매 좋은 아가씨와 사진 찍으며 앵앵대는 새끼.
턱수염 더럽게 기른 서양남자와 연신 쪽쪽대는 체크치마 반쪽짜리 한국 여자.
한참동안 고개를 떨구고 앉아있는 아저씨.
땍땍땍 땍땍 땍땍땍 땍 졸라게 뽈 때려대는 어떤 놈.
소ㅑ랄라~
VIP여.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막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마지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회충양약이라고씌어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모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Ⅻ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어-의내부의도어-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아의내부의감살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랑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함을짓밟는군용장화. 가구를질구하는조화금련
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하반은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나는애련한해후애련하는나).
사각이난케이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이끼치는일이다).
라디에이터의근방에서승천하는굿바이.
바깥은우중. 발광어류의군집이동.
The Beatles - The long and winding road
이상 - 건축무한육면각체
AU MAGASIN DE NOUVEAUTES